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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그랜드 워크샵 '신선한 가능성과 한계' (건치신문 9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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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양희 작성일08-09-10 13:56 조회2,9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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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그랜드 워크샵 '신선한 가능성과 한계'
newsdaybox_top.gif 2008년 09월 09일 (화) 신순희 btn_sendmail.gifbluedent21@hotmail.com newsdaybox_dn.gif

 

   
 
   
 
기대 반 부담 반이었다.

치과계의 오피니언 리더 300여명이 모여 각종 현안에 대해 토의하고 미션, 비전을 선포한다니 언뜻 들으면 멋진 이야기였다.

그러나 조금만 뒤집어 생각하면 누가 오피니언 리더고 누구의 의견을 모아 미션과 비전을 결정하는지 의문을 품기 충분하였기에 참석 결정부터 약간의 부담을 떨치기 어려웠다.

역시나 치협 회관에는 “왜 내가 배제된거냐”, “누가 참석자 선별을 한거냐”, “나도 치과계 리더에 속하므로 초대해달라”등의 항의성 문의 전화가 폭주하였다는 후문이다.

나 또한 대여치 임원 자격으로 참가하였지만 대여치 초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일설을 들은 터라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의 마지막 주말, 늘 엄마와 많이 놀지 못하는 아이의 불만을 뒤로 한 채 나는 속리산으로 향했다. 낯설지만 새로운 형태의 소통이 시도된다는 것 자체에 기대를 걸고 “치협 미션비전 선포 그랜드 웍샵”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치과계의 신선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엿보았던 추억으로 남았다.

 

웍샵 첫 날 일정으로 연세대 김형철 교수의 리더쉽 특강이 있었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버티칼 리미트’라는 영화의 도입부를 보며 “리더는 자기희생을 감수한다”는 명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내용은 산악인 가족이 암벽 등반 도중 불의의 사고로 로프하나에 딸, 아들, 아버지가 차례로 매달리게 되는데 로프가 세 명을 지탱할 수 없음을 안 아버지가 중간의 아들에게 칼로 아래쪽 로프를 끊도록 설득해 딸과 아들을 살리는 내용이다.

로프를 자르면 아버지 혼자 죽고, 안 자르면 셋이 모두 죽는 상황.

리더쉽 강사는 만약 당신이 중간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아래 위 쪽에 모두 당신의 자식이 매달려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하고 물었다. 참으로 잔인한 상황 설정이고 무모한 질문이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우리네 인생이 잔인한 결정의 연속선상에 있음을 늘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자식이 하나라 위아래 자식이 매달린 상황은 상상이 잘 안되지만 만약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결국 로프를 자르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끝까지 셋이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할 것이다.

아래 하나를 자르면 위에 둘이 살 수 있다는 설정은 오로지 경험에 근거한 추측일 뿐 그 누구도 감히 단언할 수 없는 가정이다. 마치 동생들의 희생을 딛고 성공하는 장남의 신화같은 이미지만 겹칠 뿐이다. 불확실한 예측을 근거로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리더의 자세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쨌든 치과계 300명의 리더에 선발된 댓가로 “리더는 자기 희생을 감수한다”는 명제의 학습은 로프를 자르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와 함께 하고픈 주말을 바친 것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이다.

 

이후 네 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 오후의 분임토의는 나름 의미있는 의견 교환의 장이었다. 나는 치협 선거제도 개선분과에 참석한 탓에 다른 토론은 지켜보지 못했지만 전해들은 얘기로는 방마다 아주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저녁 시간은 전형적인 웍샵의 프로토콜답게 뷔페와 여흥으로 이어졌다.

안타깝게도 이 시간은 개인적으로 매우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었다. 처음 출연자였던 여성 3인조 바이올리니스트의 열정적인 무대까지만 해도 그저 그려려니 했는데 뒤이은 여성3인조 밸리댄스 무대에서는 그만 울컥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울산에서 왔다는 남성 사회자가 마구 쏟아낸 지나치리만치 여성을 대상화하는 멘트와 성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멘트는, 아무리 여흥을 위해서라지만 대여치 선생님들이 않아있는 테이블을 일순 어색하고 민망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공식적인 뒷풀이는 비록 그렇게 끝났지만 진짜 뒷풀이는 새벽까지 이어진 마당토론이었다. 공식일정이 끝났음에도 숙소 옆 주점 마당에서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새벽 2~3시까지 자리를 지키며 분임토의 연장전을 가진 것이다.

시간의 제약으로 못다했던 열띤 의견개진이 이어졌고, 어디선가는 클라리넷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며, 한편에선 각 지부의 상황과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의견들도 속출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막걸리잔과 함께 이어졌지만 맑은 속리산의 공기때문인지 이상하게도 쉽게 취하지 않았다.

 여성 당연직 부회장의 제도화와 대의원 여성할당제를 주장한 나에게도 너무나 많은 반론과 질문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힘들기도, 뿌듯하기도 하였다. 한가지 특이했던 것은 지지자건 반대자건 모든 남자선생님들이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했다는 사실이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렇게나 유행이었나 싶어 놀랄 지경이었다.

 

잠자리에 든 이후에도 새벽 5~6시까지 이어진 마당토론의 소리는 밤새 잠을 설치게 했지만 늦잠을 잔 나와 달리 다음날 멀쩡히 일어나 많은 분들이 산행까지 다녀오셨다는 사실에 나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아침산행과 종합토론, 그리고 최근 의협이 치열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건강보험 금연처방에 대한 치과계의 대응전략 강의까지 둘쨋날 일정이 이어지고 드디어 그랜드한(!) 웍샵은 막을 내렸다.

 

소통은 언제나 어떤 형태나 의미있다. 언어가 갖는 한계와 공간적 제약, 참석자 선별과 인원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치과계에 이전에 없었던 소통의 노력이 시도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번 웍샵은 참으로 신선하다.

물론 지금같은 초고속 인터넷시대에는 좀 더 확대되고 밀도있는 형태의 소통이 가능하기에 1박2일의 한정된 웍샵은 많은 한계와 제약을 갖는다.

그럼에도 이번 웍샵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치과계 의견 유통 구조가 새로운 형태를 띄었다는 것,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고자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며 정말 열심히 참가하고 토론하는 많은 치과의사들이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비록 로프를 자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다를지언정 그 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로프가 허망하게 끊어지는 일은 적어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다. 이번 속리산 웍샵은 그런 치과계의 힘을 살짝 엿본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하고 강화된 소통의 장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지기를 바라며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참석하고 싶다. 물론 좀 더 배려깊은 멘트를 날리는 사회자가 온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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